TV 프로그램에서의 자막 남발

벌써 10년 가까이 되어가는 것 같다. 처음에 TV 프로그램 출연자의 말이 자막으로 나오는 것이 신선하기도 했고, 프로그램 디자인으로서 하나의 개성이라 생각하고, 잠깐의 유행이 될 줄 알았다. 그런데 점점 TV 프로그램에서의 자막의 과도한 사용은 유행이라기 보다는 필수처럼 되어가는 것 같다. 과거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넘어 최근에는 정통 다큐멘터리에서까지 사용되는 것을 보면 그 수위가 지나칠 정도이다.

자막 사용의 좋은 예부터 들어보자.

자막은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, 영상만으로는 그 의미 전달을 다하지 못할 때 사용될 때 효과적이다.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는

  • 그 취재의 한계상 인터뷰어의 목소리를 정상적으로 담아내지 못했을 때
  • 혹은 인터뷰어의 목소리를 숨길 필요가 있을 때,
  • 인터뷰어의 발음에 문제가 있을 때

사용되고는 한다. 물론 이 외에도 사용해야 할 효과적인 경우는 많다.

하지만 이러한 자막 사용의 본질적인 이유가 아니라, 지금처럼 자막이 과도하게 남발됨으로써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.

자막이 등장할 때 시청자들은 영상보다는 메시지가 더 쉽게 전달되는 언어에 더 집중하게 된다. 지금처럼 자막이 없는 화면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자막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경우 프로그램의 이야기는 영상이 아니라 자막이 끌어가게 된다.

“자막이 재미없으면 프로그램이 재미가 없다”  이는 우리가 지난 몇 년간 자막에 이끌려서 적응된 결과이다.

지금까지 생각해 본 이로 인한 악영향을 기술해보면

  • 자막 남발로 인해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영상편집에 의한 이야기 전달이 약해지고 있다.
  • 자막을 일부러 보지 않고 프로그램을 보아봐라. 무슨 말인지 전혀 알아들을 수가 없다. 방송인으로서의 언어 전달 능력이 상당히 뒤떨어지고  있다.
  • 역시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는 오디오 믹싱은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.

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영상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“기획, 촬영, 편집, 사운드”라는 부분이 지나치게 무시되고 있는 현실이다.

자막의 남발이 당연한 것,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인식되는 문화로 돌아섰으면 하는 바램이다.

저를 트위터에서 친구 추가하기 | Follow Paul Choi on Twitter

comments

Leave a Reply